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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성해보는 6년간의 .NET 웹개발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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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ho
2025. 6. 12.므호

개발을 시작한 지 어느덧 6년이 되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처음엔 '개발로 돈을 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안에는 수많은 선택과 학습, 그리고 의미 있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번 글은 그런 여정을 처음으로 정리해보는 기록입니다. 지금의 제가 어디쯤 와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명확히 하고 싶었습니다.

닷넷 웹 개발자가 된 계기

시작은 아주 단순했습니다.

국비지원 학원을 수료한 뒤, 집 근처의 소프트웨어 회사에 지원했고 운 좋게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그 회사의 개발 환경이 닷넷 기반이었죠.

당시 주변에서는 "닷넷 개발자는 한국에서 시장이 제한적이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출퇴근 10분 거리라는 현실적 장점이 더 중요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 커리어는 그렇게 실용적인 선택에서 출발했습니다.

첫 번째 회사에서의 4년, 기초를 다지다

입사한 첫 회사는 직원 수 10명 남짓의 작은 조직이었습니다. 대부분 40대 이상의 구성원들과 함께 일하며 막내로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입사 직후 바로 SI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매일같이 야근하며 정신없이 일했습니다. 힘들었지만 처음으로 코드를 작성해서 돈을 번다는 사실이 신기했고, 그런 성취감이 저를 버티게 했습니다.

틈틈이 공부하며 나름의 성장도 있었고, 회사에서도 점차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 환경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기술 공유 문화나 코드 리뷰가 없는 환경에서 '이 정도면 잘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어느새 4년 차가 되었고, 더 체계적인 성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 이 환경에 계속 머무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전환점과 성장에 대한 갈망

3년 차 무렵, 처음으로 대표님께 퇴사 의사를 밝혔습니다. 대표님은 만류하셨고, 저는 그동안의 고민을 솔직히 말씀드렸습니다. 개선해보겠다는 약속도 받았지만, 이후 8개월이 지나도록 변화는 미미했습니다.

결국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이번에는 다음 회사를 정하지 않은 채 나왔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기보다는 잠시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두 번째 기회

휴식을 준비하던 중, 예상치 못한 제안을 받았습니다. 첫 회사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원청 회사로부터 프리랜서 제안이 온 것입니다. 3개월만 도와달라는 요청에 잠시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두 번째 회사에서의 일은 예상보다 길어졌습니다. 3개월이 10개월이 되었고, 결국 정규직 입사 제안을 받았습니다.

휴식에 대한 갈망은 여전했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을 쉽게 끊기 어려웠습니다. 며칠 고민 끝에 입사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비슷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 기술적 성장보다는 업무를 따라가기에 급급했습니다. 결국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진정한 휴식을 위해 다시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재충전과 새로운 시각

두 번째 퇴사 후, 마침내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태국, 필리핀, 일본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약 4개월간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문화를 경험하면서, 개발자로서의 제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더 나은 개발자로 돌아갈 준비를 했습니다.

세 번째 회사에서의 새로운 깨달음

현재 재직 중인 세 번째 회사는 면접 과정부터 인상 깊었습니다. 임원 면접에서 "우리는 2배, 3배의 성장을 지향한다"는 말씀에 그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며 입사를 결심했습니다.

함께 일하게 된 개발자들은 모두 10년 이상의 풍부한 경력을 가진 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입사해 보니 제가 추구하는 개발 방향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었고, 신규 프로젝트조차 레거시 프레임워크 위에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이는 특정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경험한 일부 닷넷 개발 환경의 특성일 수 있다는 것을요.

새로운 도전을 향한 결심

이런 경험들을 통해 저는 결심했습니다. 지금 이대로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입니다.

닷넷이라는 하나의 기술 스택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기술과 언어를 익혀 더 넓은 개발 세계를 경험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는 JavaScript, TypeScript, 자바를 비롯한 다양한 기술 스택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제가 정말 이 길을 잘 걸어갈 수 있을까요? 아직은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제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기술 스택 확장: JavaScript/TypeScript 또는 자바 생태계 깊이 있게 학습
  • 포트폴리오 구축: 새로운 기술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 진행
  • 커뮤니티 참여: 다양한 개발자들과의 네트워킹과 지식 공유
  • 지속적 학습: 기술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꾸준한 성장

마치며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이 글은 그 시간을 요약한 작은 기록입니다.

처음 써보는 회고라 부족한 점도 많고, 담지 못한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각 시기의 경험을 주제별로 더 자세히 풀어가며 제 성장 과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모든 경험은 소중한 배움이었고, 이제는 그 배움을 바탕으로 더 큰 도전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다른 개발자들에게도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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