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이 되면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입사한 지 3개월이 됩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의 여정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도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입사 결정부터 퇴사 결정까지의 과정을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스타트업에서의 새로운 도전
이전까지 경험한 회사들은 한국의 전형적인 중소기업 환경이었습니다. 연차 기반의 직급 체계와 수직적 조직문화가 일반적이었죠. (사원-주임-대리-과장-차장-부장-이사-대표 등의 구조)
물론 직전 회사 마지막 1년간은 직급 체계를 없애고 수평적 문화를 도입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2차 면접에서 COO분이 하신 말씀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입니다. 다른 회사들보다 2배, 3배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말을 듣고 '회사와 함께 나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처우 협의에서의 선택
최종 합격 후 처우 협의에서 직전 연봉보다 약 10% 낮은 금액을 제시받았습니다. 직전 연봉이 제 연차와 중소기업 기준으로 적지 않은 수준이었기에 다소 아쉬웠지만, 성장 가능성을 믿고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마음으로 수용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것이 소중한 경험의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예상과 다른 현실
입사 후 회사 상황을 파악해보니 예상과는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개발팀은 기존 인원 중 한 분만 남아계시고 나머지는 모두 새로 합류한 상태였습니다. 회사 전체적으로도 약 10%만이 기존 인원이고 대부분 새로 충원된 인력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기존 서비스를 인수하면서 인력 교체가 이루어지는 과정이었고, 인수한 서비스의 매출은 감소 추세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는 복지 축소와 경영 효율화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기술적 환경의 차이
개발 환경에서는 여러 도전 과제를 만났습니다.
기존 팀에서 사용하던 기술 스택(.NET Framework, WebForms)과 제가 경험한 환경(.NET 6+, MVC) 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한 퍼블리셔가 별도로 없어 프론트엔드 작업까지 담당하게 되면서 업무 범위가 예상보다 넓어졌습니다.
백엔드 기능 구현보다 퍼블리싱 작업이 8할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개발자로서의 전문성을 키우기 어려웠습니다.
개선을 위한 시도
한 달 정도 지난 후, 팀 내에서 다음과 같은 개선사항을 제안해보았습니다:
- DDD(Domain Driven Design)과 OOP 적용
- 신규 프로젝트에 .NET 8 버전 사용
-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분리 개발
- Next.js 또는 Remix 도입 검토
- TailwindCSS 활용
이 중 '.NET 8 버전 사용'에만 합의를 이룰 수 있었고, 나머지 제안들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적용하기 어려웠습니다.
새로운 방향성 발견
이런 경험을 통해 제가 추구하는 개발 환경과 성장 방향에 대해 더욱 명확해졌습니다. 기대했던 성장 환경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이것이 오히려 제 커리어 목표를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향해
그렇게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고, 7월 말~8월 초 퇴사 예정입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제가 정말 원하는 개발 환경과 기술 스택에 대한 명확한 인식입니다. 앞으로는 Java 백엔드 개발자로의 전환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비록 예상과는 다른 3개월이었지만, 이 경험이 제 커리어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다음 포스트에서는 Java 백엔드로의 전환을 결정하게 된 배경과 준비 과정을 공유하겠습니다.
모든 경험에는 배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경험 역시 제 성장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